직장에서 PC를 많이 사용하지만 집에 오면 모니터 앞에 앉을 시간이 없다며 책상옆에는오기 싫어하던 아내가 어느날 이메일 구좌를 만들어야겠다고 해서 깜짝 놀란 일이 있다. 한국에 있는 처가집 식구들이 모두 이메일 주소를 갖고 있기 때문이란다.
기자만 해도 벌써 10개정도의 이메일 구좌가 있고 이중 제대로 쓰는 것만 3개나 된다. 크레딧카드도 아닌데 뭘 그렇게 많이 갖고 있는지. 하지만 웹사이트를 운영하는 사람들에게는 사용자들의 회원신청과 회원활동이 바로 크레딧카드만큼의 위력으로 인식된다.
야후!사가 웹디렉토리 사이트로서의 성장 한계를 알고 방향 전환을 하면서 제일 먼저 사들였던 사이트중에 하나가 바로 geocities.com 이었다. 구매 가격은 40억달러.
당시 기자는 의아하게 생각했다. 도대체 그사이트가 무료홈페이지를 제공하는 것말고는 다른 서비스가 없고 속말로 ‘썰렁한’ 사이트였는데 말이다. 하지만 야후!의 생각은 역시 달랐다. 그 Geocities사이트에 충성하는 회원들의 가치가 실로 엄청났던 것이다. 1명당 2,000달러를 쳐준 셈이다.
그리고 곧 야후!는 전자상거래 웹호스팅사이트(store.yahoo.com)를 열었다. 아마도 바로 40억달러짜리 사이트에서 쌓은 노하우를 이용했을 것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웬만한 웹사이트들치고 회원가입을 요구하지 않는 사이트는 없다. 더구나 눈에는 잘 안띄지만 어디 한쪽에서는 매우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A사이트도 지난해말부터 한인언론매체에 대대적인 광고를 펼치며 회원에 가입하면 한국행 비행기 티킷등을 주겠다는 경품잔치를 했다. 물론 사무실에 웹캠을 설치하고는 회원이 몇십만이 될때까지 사무실에서 일하고 있는 마케팅 직원의 생활모습을 보여주겠다며 빨리 가입하라는 약간 협박(?)성인 광고를 하고 있다. 물론 이유는 회원수 늘리기 작전 때문이다.
이런 마케팅이 결코 잘못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따져보면 굳이 회원수가 다른 회원입장에서는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어떤 컨텐츠가 있느냐는 것이다. 물론 위의 A사이트는 이미 컨텐츠 개발에서도 큰 성과를 냈다.
야후!가 Geocities.com을 산 것은 사실 충성스런 회원들과 노하우 때문이었지 회원수가 아니었을 것이다. 그 사이트를 방문해보면 느낄 수 있다.
요즘 많은 네티즌들이 인터넷 서핑을 하면서 매일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 사이트에 별로 볼것과 놀것(?)이 없다고 불만이 생길법도 하다. 날이 갈수록 사이트이름을 등록해주는 회사, 사이트를 호스팅해주는 회사, 웹디자이너, 웹프로그래머만 재미를 보는 것같다.
물론 회원수 늘리는 마케팅은 중요한 작전이다. 트래픽이 있어야 광고도 받고 어떤 다른 사업을 도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회원 늘리기 마케팅을 그래서 탓할 수만은 없다. 단지 회원등록만 해놓고 1주일에 한번도 방문하지 않는 회원도 2,000달러의 가치로 제값을 하는지 의문일 뿐이다.
대부분의 사이트가 회원가입을 강권하기에 기자는 회원등록과 동시에 항상 휴대하는 메모장에 사용자 ID와 패스워드를 적어가지고 다닌다. 아마 올말쯤이면 이 메모장이 꽉차서 내년에는 새 메모장이 필요할지 모르겠다.
장병희 기자 (인터넷뉴스팀)
04/07/2000
[시티퍼트롤]'컨텐츠 내실' 회원늘리기 만큼 중요하다
직장에서 PC를 많이 사용하지만 집에 오면 모니터 앞에 앉을 시간이 없다며 책상옆에는오기 싫어하던 아내가 어느날 이메일 구좌를 만들어야겠다고 해서 깜짝 놀란 일이 있다. 한국에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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