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TV 공개홀서 외국인 방청객들 열광 세계의 한류 열풍 실감
지난 7월 8일 오후 5시 서울 여의도 KBS TV 공개홀을 방문했다. 1주일에 한 번씩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가요 순위 프로그램을 방청하기 위해서였다. 미국에서 태어나 '해나 몬태나'에 열광했던 큰 딸이 'K-팝'의 중심인 '뮤직뱅크' 방청을 한국 방문 중에 꼭하고 싶은 것으로 꼽아 신기하기도 하고 자랑스럽기도 해 먼 길도 마다하지 않고 여의도를 찾은 것이었다.
공개홀 앞에서는 이미 수 많은 팬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 일본에서 온 젊은 아줌마 머리카락 색깔이 금발인 젊은이들 우리 가족같이 미국에서 휴가를 맞아 온 일가족들 아이패드2를 들고 중국에서 온 중국동포 가족들 등 방청객은 매우 다양했다. 물론 책가방을 둘러맨 한국 고교생들도 눈에 띄었고 여느 콘서트장 못지않은 입장 대기인파가 줄을 서 있었다.
안전요원들의 호위를 받으며 입장권 검사를 마치고 무대에 들어서니 지선이라는 신인가수가 리허설을 하고 있었다. 방청석은 의외로 무대와 가까워서 가수의 숨소리까지 들릴 듯했다. 미주에서 가끔 열리는 한국 가수들의 공연과는 달리 망원경은 필요하지 않았다.
*2011년 7월8일 제가 본 동영상을 찾았습니다.
앞자리에 앉은 학생들은 상당수 영어와 불어로 얘기하고 있었고 한 무리의 외국인 학생들이 인솔자와 함께 자리를 잡았다. 자리와 자리 사이에 마련된 계단에도 방청객들이 빽빽하게 앉았다.
**2011년 당시 유행한 티아라의 롤리폴리 동영상 풀버전.
40분쯤 적막이 흐르고 드디어 좌우에 마련된 대형 TV에서 간단한 뉴스가 끝나고 6시 10분 생방송 뮤직뱅크가 시작됐다. 이런 방송의 특성상 프로그램 도입부에서는 신인 가수들이 첫 무대를 가진다. 하지만 말이 신인이지 대부분 노래들을 매우 잘했다. 이날 출연한 팀은 티아라 2PM 시크릿 등이었는데 방청객이 어떻게 소리를 지르든 흔들리지 않고 프로페셔널다운 공연을 펼쳤다. 그들의 노래와 춤은 정말 감동적이었다.
이전에 춤을 추기 위해서 CD를 돌리는 립싱크가 유행한 적이 있어서 가수들이 진짜 노래를 부르는지 궁금해서 주의 깊게 살펴봤다. 또한 생방송임에도 가수와 가수 사이가 짧은 시간밖에 없어서 항상 의문이었는데 이번 방청을 통해서 그 의문들이 대부분 풀렸다. 프로그램은 생방송이지만 모든 가수들이 생방송으로 노래를 부르는 것은 아니었다. 중간 중간에 한 곡이나 절반 정도는 미리 리허설할 때 녹화를 떠놓고 이를 아주 기술적으로 삽입해서 진행한다는 것도 이번에 알게 됐다.
많은 사람이 K-팝의 실체에 대해서 궁금해 한다. 언론들이 기사를 만들기 위해서 혹은 기획사들이 소속사 가수들을 띄우기 위해서 만들어내는 가공의 현상이 아니냐는 의혹도 있다. 심지어는 '노예계약' 운운하면서 헐뜯는 사람들도 보인다. 또는 그들만의 음악이라고 낮춰보기도 한다.
솔직히 시간이 있었다면 'SBS 인기가요'나 'MBC 음악중심'도 가보고 싶었다. 하지만 이날 방송 현장만으로도 실체에 대한 의문이 너무 쉽게 풀렸다. K-팝은 K-팝만이 아니라 현대 한국을 반영하는 문화현상 중 하나였다. 한국상품이 전세계에서 팔리는 것과 마찬가지로 현대 자동차가 미국 곳곳에 들어가는 것처럼 K-팝이 세계 곳곳으로 퍼지는 것은 맥을 같이하는 것이다.
올해 한국의 수출 수입을 합친 무역 규모가 1조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한다. 무역과 경제규모가 이 정도인데 한국의 문화상품인 K-팝이 주목받는 것은 당연하다. 미국에 사는 한인들 이제 자녀들에게 선물로 해나 몬태나 CD를 줬던 것같이 티아라의 '롤리 폴리'를 사 줘도 아무 문제가 없다.
장병희/특집부 부장
[LA중앙일보] 발행 2011/07/23 미주판 18면 기사입력 2011/07/22 19:00
[중앙 칼럼] 한국까지 가서 확인한 K-팝의 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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